스피커는 다인오디오의 audience122, 인티앰프는 ROTEL사의 RA-05입니다.
사실 전에 쓰던 북쉘프스피커는 팝송이나 뉴에이지를 듣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으나, 클래식을 듣기에는 한계를 느끼던 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다인오디오의 122를 추천받게 되었지요.
사실 처음에는 실망감이 들었습니다.. 음량도 풍부하지 않고 귀에 거슬리는 날카로운 소리들로 악기소리들에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원하던 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방금 들린 그대 음성”을 걸어 보았습니다.(소프라노 조수미)
가수는 중앙에서 약간 벗어나 왼쪽에 서 있습니다.. 이 곡은 소프라노가수들에게 어려운 기교들을 요구하는 종합 선물셋트로 정평이 나있는 곡인데, 그러한 기교들이 고스란히 스피커를 통해 전해져 옵니다.. 조 수미씨 특유의 입모양이 눈으로 보는 듯하고 왜 그녀가 그렇게 사랑받는 소프라노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듣는 동안 오직 가수의 노래 부르는 모습만 눈에 보이는 듯 집중 됩니다. 노래가 끝나자 일어나 “브라보”하는 공연장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음량이 풍부하지 못한 시스템의 경우 소프라노는 거의 소음에 가깝게 들려서 끝까지 듣는데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하는데 그런 상황이 오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사계중 “겨울”을 틀었습니다.
첼로의 묵직한 베이스가 리드하는 도입부에 바이올린의 맑고 청아한 선율이 그대로 전달되는 듯합니다. 첼로소리는 온전히 첼로소리로 들립니다. 이어서 휘몰아치는 듯 바이올린합주소리가 부담되지 않습니다. 바이올린합주를 부담되지 않게 들을 수 있다는 것에 또 한번 사장님께 감사합니다. 붕붕거리지 않고 여러 대의 바이올린이 울리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다음에는 브르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들어 보았습니다.
사라 장의 앨범인데, 브람스를 타이틀로 낸 음반인데도 불구하고, 브르흐를 더 알아주는 음반이 되었다고 합니다. 바이올린의 키를 누르는 손가락이 긁는 까칠한 소리가 그대로 전달되고, 왼쪽에 바이올린그룹이 상상된다. 멀리 오른쪽 끝으로 팀파니의 둥둥거림을 느끼고, 뒤이어 목관악기와 금관악기들의 소리도 들립니다. 오케스트라의 악기소리들이 모두 들리고 음악감상의 행복에 빠져본다.
이제는 베토벤을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빈약한 시스템으로 애써 외면했던 곡들을 감상해야겠습니다. 이제는 음반을 살 때도 제작업체, 연주자, 협연오케스트라를 꼼꼼히 보고 사야할 것 같습니다. 그러한 여러가지 조건들에 따라 달라지는 소리들의 변화가 들리는데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